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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독후감

[20-20] 까대기 - 이종철

by 이윤도 2020. 7. 24.

<까대기> - 이종철

리디북스 저자 소개 中

  어린 시절 포항제철 공단 지역에서 살았다. 시골 마을과 공단 사이에 있는 상가 동네였다. 그곳에서 식 당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함께 제철소 노동자들과 건설 인부, 식당 종업원, 시장 상인, 농민 등 다양한 노동 자의 삶을 보며 자랐고 만화 작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서울로 올라왔 다. 생계를 위해 6년 동안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인 ‘까대기’를 했다. 그때 기록한 이야기들을 만화 《까 대기》로 만들었다. 펜화로 그린 어린이 창작 만화 〈바다 아이 창대〉(모두 3권)의 그림 작가로 참여했다. 어린 시절 이야 기를 담은 두 편의 단편 만화를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했다.


  만화가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했던 저자가 생계를 위해 했던 까대기(상하차 작업) 알바 경험을 그린 만화다. 저자는 단지 택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택배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택배 노동자들의 투박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이 인상깊다. 택배 업계의 시스템과 그 속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점들 또한 볼 수 있었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된다. 여타 다른 자기계발 서적들만큼, 혹은 그보다 더 '저마다의 벽을 까대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또한, 다소 투박하고 거친 표현을 주고 받아도 술 한잔하며 서로의 마음을 풀고 내일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좋았다. 표현 방식의 차이로 꼰대니, 예의가 없다느니 하며 다투고 관계가 망가지는 것이 눈에 띄는 요즘에 이런 인간적인 관계에 막연한 그리움이 일기도 한다.

 

  흔히들 지옥의 알바로 알고 있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는 20살 때, 딱 하루 해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틀을 근육통에 시달렸었다. 김장철이었는데 배추포기 가득한 박스들이 엄청났었다. 그 당시에 택배 까대기를 시작한 지 한달쨰라는 분을 보았었다. 몇살많은 형이었다. 점심을 먹기도 전에 그 날의 에너지가 전부 소모되는 이 일을 어떻게 계속 하시는지 물어봤었다. 그 분의 대답은 간결했다. '하다보면 할 수 있다.' 그 말을 들은 후 일당으로 3만원을 받고 집에 와서 쭉 누워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이 대단하게 느껴졌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몸만 건강하다면 아무리 무너져도 굶지않고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루를 일하고 누워있던 내가 나약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토록 사람들이 강인해질 수 있다는게 희망이 되기도 했다. <까대기>를 읽는 동안 그 당시 같이 까대기를 했던 외국인 노동자와 그 형 생각을 하며 현재의 나는 그렇게 단단히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최근에 <사기병>과 <까대기>, 이렇게 두 편의 만화를 읽어보았다. 만화라고는 웹툰만 보며 살아왔는데 같은 만화더라도 느끼는 재미의 종류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극적인 요소나 설정 없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은 만화는 잔잔하지만 더 큰 울림을 주었다. 특히 <까대기>는 택배 서비스가 보편화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고 택배 업계의 노고를 한번 즈음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당연시해왔던 배송 서비스 이면에 숨겨진 많은 이들의 땀방울을 알고 서로 배려하는 사회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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