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전문가이자 인문사회과학 전문 작가이며, 현재 사회적 기업 체인지 그라운드의 대표를 맡고 있는 고영석 작가의 책이다.
독서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독서법에 관한 책을 별생각 없이 집어 든 것 치고 기대 이상이었다. 저자는 명령조로 가르치려 들지 않았다. 근거 없이 자신의 독서법을 찬양하지도 않았다. 독서법에 대해 객관적인 책을 쓰기 위하여 뇌과학 분야 책까지 읽고 필요한 내용을 발췌해온 노력에 놀랐다. 독아, 계독, 남독, 엄독, 난독, 낭독, 필독, 재독, 관독, 만독으로 이루어진 챕터는 세상에 존재하는 독서법들을 총정리한 느낌이었다. 해당 독서법들에 대한 소개와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각종 자료를 제시해주어 마음에 들었다. 물론 논문과 같은 학술자료도 있었지만 과거 명사들의 말, 뇌과학적인 측면에서의 파악, 다독가인 독자와 지인들의 경험 등으로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
'사실 어떻게 읽든 방법론적으로 나눈다 하더라도 결국엔 읽는 것이다. 독서법이 많다는데 어떻게 분류해두었나 한번 봐보자'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지만 방법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 밥을 먹는다 하여도 천천히 먹느냐 빨리 먹느냐 나누어 먹느냐 영향이 크게 다르다. 독서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을 느꼈다. 어떤 내용의 책을 읽으며 어떠한 목적으로 읽는가? 우리가 시험을 위해 참고서를 읽을 때와 만화를 읽을 때 자세가 다르듯 자신에게 필요한 독서법을 택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나에 상태를 책의 내용을 빌어 말하자면 남독에서 계독으로 가는 상태가 아닌가 싶다. 경제, 인문, 사회, 자기 계발, 에세이 등을 읽어왔고 인문사회 분야에 흥미가 생겨 관련 도서들을 읽어보는 중이다. 언젠가 명저를 만난다면 따로 구매하여 재독, 만독, 필독도 즐길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앞으로의 독서 생활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설레는 기분이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숙련된 독서가의 뇌를 가질 수 있을까? 문제 속에 답이 있다. 독서에 숙련되면 된다. 그리고 여러분이 성인이고 초보 독서가라면 숙련의 첫 시작은 단연 '다독'이다.
무엇을 잘하고자 한다면 일단 많이 해보는 것. 이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기본인 듯 싶다.
결국 무언가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의 유무, 더 나아가 어떤 것들을 읽고 배웠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세계가 규정된다. 다양한 책을 많이 읽을수록 세계는 확장된다.
독서의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한다. 같은 시공간을 살아가더라도 어디까지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지는 각자 다르다. 내 환경을 못 바꾼다면 같은 환경을 바라보는 내 인식을 바꾸고 싶어서 책을 읽는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는 저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우리는 책을 읽으며 나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한 사람의 의식의 흐름에 동참하게 된다. 외국인, 여행가, 문화인류학자, 역사학자의 눈으로 세계를 보면,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규범이 명시적인 관찰로 바뀌게 된다. 세상을 다시 보게 되고, 또한 자기 자신을 다시 보게 된다.
이 재미가 쏠쏠하다. 이렇게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독자의 세계가 확장되는 듯 하다.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알다시피 강물은 계속해서 흐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헤라이클레이토스는 이 유명한 말 뒤에 이런 말을 남겼다. "강물은 흐르고 '사람'은 변하기 때문이다." 재독의 진짜 비밀은 여기에 있다. 사실 다시 읽기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이 변하기 때문이다. 책에게 독자는 언제나 낯선 타인이다. 하지만 그 낯선 타인은 책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보며, 변해 버린 지금의 자신을 보게 된다. 그래서 재독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여행, 이른바 '자아의 시간여행'이 된다.
사람은 변하기 때문에 동일한 행위는 반복할 수 없다. 군인 때 듣던 다양한 노래들을 들으면 그 시절 추억에 잠긴다. 하지만 그 시절과는 다른 지금이다. 그때와 같은 마음으로 들을 수는 없지만 추억에 잠기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것. 그럼으로 자신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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