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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독후감

[19-03] 100명 중 98명이 헷갈리는 우리 말 우리 문장 - 김남미

by 이윤도 2019. 8. 21.

  서강대학교 글쓰기센터의 김남미 연구교수가 펴낸 책이다. 표지에 비해 유치하지 않은 책이었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을 무렵, 맞춤법을 넘어 국어 문법을 배워보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문법 교재를 사서 보기에는 해야 할 다른 공부도 많아 부담스러웠다. 그때 시선을 빼앗은 책이 이 책이었다. 어려워 보이지도 않았다. 내심 나는 헷갈리는 문장이나 단어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가볍게 읽을 요령으로 펼쳤었다. 그리고 틀린 줄도 모르고 사용해 온 문법들이 있었음을 알았다.

 

  이 책은 그닥 어렵지는 않으나 너무 쉽지도 않은 문법들이 등장한다. 예시들을 보면 자연스럽다고 생각되는 문장들이 문법 측면에서는 오류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평소에 내가 비문을 많이 썼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나는 글을 읽어도 이해하는 데에 무리가 없었을까? 책에선 그 이유를 문장들 간의 관계로 설명한다. 문장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생략된 문장의 성분은 전후의 문장들에서 표현된 내용들로 충분히 알아챌 수 있기 때문에 이해가 가능하다. 단어와 문장들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생략된 성분들이 있어도 이해가 가능하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문장 자체만을 살피며 수정하는 연습은 글을 분명하게 해 주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불필요한 표현을 삭제하고 필요하나 빼먹었던 성분을 추가하여 간결하되 명쾌한 글을 쓰자고 했다. 언어의 역사성을 언급한 저자는 문법 조차도 정답이 없다고 했다. 궁극적인 정답은 없지만 글로써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명쾌하게 다가가는 글이 좋은 글일 것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큰 틀로써 문법을 지키며, 시대를 살며 어울리는 단어를 찾고, 문장이 홀로 떨어져나와도 자립할 수 있도록 필요 성분을 갖추는 것.' 저자가 언급한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기초적인 원칙이다.

 

  다른 책들처럼 단순히 읽기보다는 펜을 들고 소개하는 내용들을 활용해보며 읽어가는 책에 가깝다. 책의 정체성이 애매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저자의 글쓰기 철학과 일상에 퍼진 다양한 문법 오류들을 가볍게 읽어보기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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