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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독후감

[독후감] 요한, 씨돌, 용현 - SBS 스페셜 제작팀, 이큰별, 이승미

by 이윤도 2021. 12. 2.

<요한, 씨돌, 용현> SBS 스페셜 제작팀, 이큰별, 이승미

저자 소개

SBS 스페셜 제작팀
PD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화두(話頭), SBS 정통 다큐멘터리 「SBS 스페셜」은 지난 2005년 7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새로운 다큐멘터리, 미래가 보이는 다큐멘터리, 이성적 논리와 감성적 표현으로 다가서는 다큐멘터리를 지향하고 있다.

 

이큰별 프로듀서
2010년 SBS에 입사해 현재는 SBS 시사교양 본부에서 PD로 일하고 있다. 어릴 적 꿈은 PD가 아닌 우주 비행사였다. 그래서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했지만, 중간에 꿈이 바뀌어 사회학을 공부했다. 대학 시절 스쿠터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무모한 도전을 시도했고, PD 입사 후에는 남미 대륙을 스쿠터로 여행했다. 시골 마을에 취재하러 가면 꼭 ‘노인회관’을 들린다. 그곳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었고, 김광석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 가끔은 시를 읽는다. 교양 PD로 일하는 10년 동안, 운 좋게도 여러 상을 받았다. PD로서 가장 큰 상은, 김용현 선생님과의 특별한 인연이라 생각한다.

 

이승미 작가
영문학과 불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언론학을 공부했다. 방송은 약자들의 입이 되고 권력의 귀가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으며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 EBS 「극한직업」, SBS 「궁금한 이야기 Y」, 「그것이 알고 싶다」, 「SBS 스페셜」 등의 TV 프로그램에서 일해왔다.


  SNS에서 카드뉴스 형태로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 보고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이타적인 삶을 살아온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소설이 아닌 실화라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 책은 방송 나레이션을 옮겨놓은 듯이 구성되어있다(방송은 안봐서 그대로 옮긴건지는 모르겠다). 인물에 빠져서 흡입력있게 읽었다. 

  내용은 특이한 자연인인줄로만 알았던 씨돌씨의 삶의 궤적을 밝혀가며 전개된다. 자연을 사랑하고 산을 지키며 이웃과 나누며 살아온 씨돌씨의 과거는 알아갈수록 예상치 못한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여러 민주화 운동,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군 의문사 사건 규명시위 등 현대사의 중요한 현장마다 씨돌씨는 요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앞장 서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요한이자 씨돌인 용현씨의 삶이 밝혀진다.

 

  그의 삶을 보면서 우리 삶에서 중점을 둘 공동체적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왜 그런 희생적인 삶을 사셨냐는 질문에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답한 용현씨의 모습을 보면서 사회적 연대가 약화되는 요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과거에도, 지금 어딘가에도 존재하고 있을 많은 요한들의 희생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고통받을 때 나서줄 요한들을 위하여, 지금 우리가 고통받고있는 타인들을 위한 요한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어려운 책도 아니고, 많은 양도 아니다. 하지만 이 분의 삶을 따라가보며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다보면 더 건강한 사회와 공동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그렇게 되길 바라본다.

 

 

P.S 지금 병원에 입원해계신 요한, 씨돌, 용현 아저씨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씨돌 아저씨의 최대 매력은 ‘자연인이지만, 꼭 그것에만 매몰되지 않는 사람’이란 것입니다. 혁명가 체 게바라(Che Guevara)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꿈꾸되 현실에 발을 딛고 있어야 합니다.”고 했던 것처럼, 씨돌 아저씨는 생명과 자연을 오롯이 존중하되 현실적 삶을 배척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서 소박함을 추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요한, 씨돌, 용현으로 살아오는 동안 민주화 운동도 하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에서 사람도 구하고 정선에서는 자연도 지키고, 그런데 그런 일들이 정작 선생님께 도움되거나 관계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왜 그런 희생적인 삶을 사셨어요?” 우리의 질문에 용현의 왼손이 주저 없이 움직입니다. 노트 위에 거침없이 적어 내려간 말은 당시 인터뷰 현장에 있던 전 스텝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머리를 한 대 맞기라도 한 듯, 한동안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저씨가 한평생 지켜온 신념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씨돌 아저씨를 진정으로 응원하고 존중하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을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 씨돌 아저씨를 사랑하는 모두가 책임과 의무를 갖고 아저씨가 바랐던 인간미 넘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결국엔, 변하지 않는 한 사람의 아름다운 빛이, 캄캄한 시대의 어둠을 다정히 밝힌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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