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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독후감

[독후감] 아무튼 달리기 - 김상민

by 이윤도 2021. 9. 28.

<아무튼, 달리기> 김상민


저자 소개
낮에는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 글을 쓰다 막히면 러닝화를 꺼내 든다.

달리기라는 몸과 나누는 솔직한 대화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5,000km를 달렸다. 주로 늦은 밤에 성수동과 중랑천 일대를 달린다. 2017년 파리를 시작으로 포틀랜드, 베를린, 시카고, 오사카 그리고 서울에서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다. 목표한 거리를 달리고 나면 조금은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착각 혹은 위로 속에 살아간다.

독립출판물 『교토의 밤』, 『마마 돈워리』를 썼다. 의뢰받은 글감으로 에세이를 써 메일로 전하는 ‘주간ㅅㅁㅅ’을 운영하고 있다.



  달리기에 관한 에세이가 보이길래 읽어보았다. 아무튼 시리즈는 이번에 처음 읽어 보았는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으로서 공감해가며 가볍게 읽기 좋았다.

 

 

  취미로 달리기를 시작한 지 2년이 넘었다. 달리기 전과 후,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활력이 생겼다는 거다.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천천히 침몰해가던 중에 나를 끌어올려준 취미다. 이건 달리기에 입문한 러너라면 많이들 느끼는 공통점인 듯싶다. 저자 또한 생기를 느끼고 뒤척이던 잠자리가 숙면으로 바뀌었다 했으니까. 

 

 

  달리기 시작한 계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달리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저자는 취미 생활을 찾기 위해 시작했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다이어트 혹은 건강을 위해 뛰었을 것이다. 나는 병원에서 가족을 간병하며 보호자 침대에 누워있을 때 느꼈던 답답함이 시작이었다. 어둡고 비좁았던 보호자 침대에서 갑갑한 느낌에 찾아 본 50분짜리 마라톤 대회 영상에서 본 강렬한 생명력. 이후, 달리기를 시작했던 기억이 났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모종의 이유로 달리기를 시작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직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달리기의 세계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여태껏 혼자서만 달려왔다. 러닝크루같은 곳에서 함께해보고 싶었지만, 취준과 간병 활동을 겸하는 탓에 원하는 때에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러닝 크루(달리기 동호회)활동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해 왔다. 군대에서 구보를 뛰던 느낌과는 다를 것 같은데 말이다. 저자의 시선으로 본 러닝 크루 활동은 재밌어 보였고, 언젠가 나도 상황이 허락한다면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뛴다는 유대감도 궁금했고, 마라톤에 도전하는 회원들의 훈련도 흥미로워 보였다.

 

 

  이 외에도 마라톤 참가 전 훈련이나, 마라톤 당시 저자가 했던 여러 경험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입문부터 마라톤 완주까지, 홀로 뛰는 것부터 러닝 크루 활동까지. 달리기에 관한 저자의 기록과 애정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한번 즘 읽어보고 달리기의 세계로 빠졌으면 좋겠다.

 

  


"무기력 속에 헤엄치던 일상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느낀 삶의 생기였다."

 

"짧은 거리라 할지라도, 혹은 빠른 속도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세운 목표를 어떻게든 달성할 때면 어김없이 자기애를 손에 쥐었다. 일상의 끄트머리에서 움켜쥔 그 성취를 이불 삼아 불안에 떠는 몸을 녹이고 유독 길었던 하루에 마침표를 찍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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