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3줄 요약
1. 한국 작가의 책이라 더욱 공감이 가는 책이었다.
2. 저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뢰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3. 성숙한 인간관계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저자 소개(출처 : 리디북스)
김혜남(정신분석 전문의)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12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했다. 경희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인제대 의대 외래 교수이자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김혜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으로 환자들을 돌보았다. 80만 부 베스트셀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를 비롯해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의 그림 편지-오늘을 산다는 것》 등 여섯 권의 책을 펴내 130만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2006년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을 받았다.
정신분석 전문의로, 두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그녀는 마흔 살까지만 해도 ‘내가 잘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그녀를 필요로 했으면 했지, 그녀에게는 그들이 별로 필요 없다고 여겼다. 더 나아가 그녀 없이는 집이고 병원이고 환자들이고 다 잘 지내지 못할 것이라고 자만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원망한 적이 더 많았다. 당시에는 모든 인간관계가 그저 힘들고 피곤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런데 2001년 몸이 점점 굳어 가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그녀를 찾아오거나 연락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병세가 악화되어 2014년 병원 문을 닫은 이후에는 그렇게 많던 지인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세상이 그녀 없이도 너무나 멀쩡하게 잘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동시에 과거에 건성으로 대했던 사람들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과거의 자신처럼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녀는 말한다.
“인간관계 때문에 너무 힘들면 끝내 싸우고 돌아서게 됩니다. 관계를 끊으면서 서로 더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관계를 좋게 만들려는 노력 또한 관계를 더 어긋나게 만들 뿐입니다. 그럴 때는 애쓰지 말고 거리를 두십시오. 둘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것은 결코 서운해할 일이 아닙니다. 그것이 얼마나 서로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경험해 보면 바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저자는 정신분석 의사로서 우리의 삶 속 다양한 인간관계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 작가의 책이라서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거리감을 가진 관계에서 겪는 문제 상황들과 그에 대한 분석이 담겨있다. 저자의 전문성에 무척 신뢰가 갔고, 내용 자체에는 전문용어가 없어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문제 상황에서 처세술 위주가 아닌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관계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바르게 잡아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인간관계를 전반적으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엇나갔었던 관계들에 대해서도 답을 구할 수 있었다. 관계 유지나 개선을 위한 처세술만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좋았다. 당연한 듯한 말을 대단한 것처럼 말하는 뻔한 자기계발서적들과는 달랐다. 이기주의에 감성을 덮어씌워 위로하듯 말하는 감성적인 서적들과도 다르다. 전문성이 돋보이며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지도, 무작정 덮어놓고 남 탓을 하지도 않아 신뢰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행복했던 때를 상상해보라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와 같이 있는 기억을 떠올린다고 한 것에서 사람 사이의 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들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하여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반성했다. 바쁘고 힘든 삶 속에 투자할 시간이 없다며, 허전한 마음으로 sns를 살펴보던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연인, 가족, 친구에 직장 동료까지의 관계들에 대한 저자의 통찰을 보며 더욱 성숙한 관계를 맺기 위한 생각을 다질 수 있었다.
과거와 달리 잦아진 주거 지역의 이동과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된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요즘 우리들 간의 관계는 쉽게 형성되고 빠르게 사라진다. 관계란 것이 익숙해지며 가벼워진 느낌이 드는 요즘에 다들 한번즘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재미있는 건, 랜선이모나 랜선집사 모두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가상의 관계나마 어쨌든 관계를 맺는다는 점이다. 관계를 통해 얻는 심리적 위안과 즐거움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하루 종일 피곤했던 몸과 마음을 달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이미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관계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것은 노력 대비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했을 따름이다.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고, 그들이 내 연락을 반가워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린다. 반면 혼자 있는 장면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행복은 결국 관계를 맺고 가꾸어 가는 과정에 있음을 말해 주는 방증이라 볼 수 있다.
세상에 상처 없는 관계란 없다. 상처 입을 각오로 용기를 내야만 누군가와 가까워질 수 있고, 그래야만 비로소 원하는 사랑을 얻을 수 있다.
고통이 찾아오면 그 고통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듯, 외로움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과 나는 서로 다른 사람이며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하면 할수록 발견하게 되는 건 상대방과의 차이이다.
만약 인간관계가 일처럼 생각되고 피곤하게만 느껴진다면, 정작 중요한 관계는 내버려 둔 채 불필요하고 형식적인 관계들에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모든 인간관계가 귀찮고 관계를 정리하는 일조차 피곤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 감정을 두려워하지 말고 흘러가게 두어라. ... 그럴 때는 그냥 잘 쉬는 것이 답이다.
욕심과 사랑은 구분되어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하는 것,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냥 상대방을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이기적인 욕심일 뿐이다.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그 어떤 힘도 행사하지 않고, 상대를 그저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주는 것. 그의 생각과 행동들이 그가 살아 온 세월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함으로써 그의 과거 전부를 끌어안는 것. 그러므로 그의 못나고 초라한 모습도 껴안는 것. 그렇게 아무 조건 없이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야말로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부부 사이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남 탓'이었다.
서로 덜 상처 주면서 살고 싶다면, 관계로 인해 더 이상 괴롭지 않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거리를 두어라. 둘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것은 결코 서운해할 일이 아니다. 그것이 얼마나 서로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경험해 보면 바로 깨닫게 될 것이다.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모든 실망과 좌절은 한 사람은 너무 가까이 있으려고 하고 한 사람은 거리를 두려고 하는 데서 시작된다.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뒤에는 자신이 상대방에게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자기 비하와 열등감이 숨어 있다.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중요한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경제적 독립은 필수다. 내가 쓰는 돈은 내가 벌어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누군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서 살면 상대방에게 예속됨은 불가피하다.
왜곡된 심리학 지식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화나게 만드는 이에게 화를 내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 것인 양 떠들어댄다.
무엇이 자신을 화나게 했고, 어떻게 하는 것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지를 찬찬히 생각해 봐야 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아무리 나를 화나게 만들었어도 내가 그에게 아무렇게나 화낼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부푼 기대가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 자신은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품는 기대는 늘 적당한 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상대방이 그 기대를 원하는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원하는 걸 사랑하는 사람도 원할 거라는 생각은 명백한 오산이다. 그러므로 암묵적으로라도 상대방에게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 달라고 강요해서는 절대 안 된다. 더불어 상대방이 내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실망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을 원망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상대방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방법이다.
한번 우월감을 맛본 사람들은 어느 순간 비교의 늪에 빠져 버린다.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비교를 멈추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가치가 남들의 평가에 달려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내 가치를 남들이 함부로 정하게 두면 안 된다는 뜻이다.
자존감은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내가 이 상황을 꾸려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고,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까 두려워 의존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인생에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어쩌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적은 그 자신일지도 모른다. 세상을 믿을 수가 없다고 하지만 정작 그들이 믿지 못하는 것은 그 자신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주인공이 되려면 자신에게 주어진 짐을 기꺼이 질 수 있어야 하며, 자기가 내리는 모든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은 비참한 게 아니다.
애초에 잘못은 노골적으로 상처 주는 말을 한 사람에게 있다.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보다 우리가 상처를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는 달라진다.
화목한 가정은 안 싸우는 가정이 아니라 갈등을 잘 해결할 줄 아는 가정이다.
사랑에 있어 일방통행은 위험하다. 너무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하는 관계는 그만큼 변질되기 쉽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사랑과 일방적인 희생을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사랑은 누군가를 살게 하지만 일방적인 희생은 누군가를 죽게 만든다.
어떤 이들은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죽을 것 같았던 열정적인 사랑의 시기가 지나가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사랑으로 접어든 것이라며 오히려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볼썽사나운 게으름이나 뻔뻔함을 포장하는 변명이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관계에는 한계가 있고, 서로 그 한계를 빨리 인정할 때 오히려 관계가 발전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아름답게 가꿔 나가야 하는 인연은 우리 자신과 상대방 모두를 진정으로 성장시키는 관계다. 아무나 만나고 다니며 그냥 흘려보내기엔 당신의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지만 억지로 그 사랑을 붙들고 있어 봐야 망가지는 것은 내 삶일 뿐이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할 일은 그저 곁에서 묵묵히 잘 들어주는 것뿐이다. 아무리 상대방이 틀렸고 당신이 옳다고 생각되더라도 일단은 그의 입장에 서서 끝까지 들어 주어라.
인생의 한 부분을 치열하게 공유했던 친구가 있었다면 그것은 행운이다. 그 시절을 같이 추억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그처럼 SNS에서 공격성을 감추려 노력하지 않고 마구 드러내는 이유는 언제든 리셋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불손한 자, 고집스러운 자 그리고 어리석은 자에게는 언제나 예의로 대하라는 말이 있다. 그들과는 충돌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뜻이다.
결국 나는 누군가의 사랑과 믿음을 먹고 자랐고, 누군가의 질투와 시기 혹은 모욕을 받으며 강해졌다. 그들은 나에게 세상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줬지만,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있다면 세상은 참으로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는 것 또한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내가 미처 모르는 나를 발견하는 시간들이었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간다. 그런데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나와 혼자 있으면 신기하게도 사람이 그리워진다.
이 시간에도 지금 내 모습은 나를 아는 이들의 마음속에 기록되고 있고, 훗날 그들이 나를 기억할 때 떠오르는 모습이 곧 내가 될 것이다. 굳이 묘비명을 따로 남기지 않아도 나는 지금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묘비명을 새기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묘비명을 남겨야 할 이유가 없을 수밖에 없다. 대신 나를 기억하는 마지막 사람이 숨을 거둔 순간 비로소 이 생에서의 나의 삶 또한 완전히 마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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