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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독후감

[19-10] 야망의 시대 - 에반 오스노스

by 이윤도 2019. 8. 22.

 

 

  Evan Osnos는 현대 중국에 정통한 「뉴요커」지 기자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 특파원을 지냈다. 그전에는 「시카고 트리뷴」지의 베이징 지국장으로 일했는데, 이때 쓴 연재 기사로 2008년 동료 기자들과 함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또한 아시아를 주제로 탁월한 저널리즘을 발휘한 기자에게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오즈번 엘리엇상, 젊은 저널리스트에게 수여하는 리빙스턴상, 그리고 뛰어난 기사를 쓴 기자에게 수여하는 미러상 등을 수상했다.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쓴 이 책 《야망의 시대》로 2014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리디북스 작가 소개 中)



  중국에서 외국인의 눈으로 만난 각계각층 사람들과의 인터뷰로 밝힌 그들의 사연과 생각이 인상적인 책이다. 21세기, 우리는 지구 상에 남아있는 몇 안되는 공산국가 중국의 모순적인 상황을 종종 목격한다. 이에 에번 오스노스는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부터 옆집에 살던 아주머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국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를 통해 중국 밖에서는 이해할 수 없던 현상들이 중국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비로소 이해된다. 빠른 경제발전 이면에 숨겨진 사건사고들과 공산주의 속에서 부자들의 탄생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중국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부정적 반응이 있다. 그들은 질서 의식이 없다, 소리가 크다거나 가짜를 잘 만든다는 소리들 말이다. 우리로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그들이 독특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다 똑같다. 중국인은 왜 다르게 행동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맥락 속에서 살펴봐야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가까운 나라임에도 이토록 그들의 생태에 대해 이토록 모르고 있었음이다. 


  중국의 민족주의자부터 반체제 인사, 회사의 CEO부터 일반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중국이라는 집단에서 떠오르는 다양한 이미지들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중국은 넓고 사람은 많다. 일반화 하기는 힘들지만 다양한 방면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중국인들의 모습도 보았다. 시대의 변화와 공산당의 진화로 미래가 어떻게 흐르게 될지 더욱 궁금해졌다.


  특히 흥미로웠던 문화는 중화 사상이다. 그들의 서양을 동정과 질투, 분노의 감정을 복합적으로 나타내며 바라본다. 중화민국 시대의 문학자 루쉰의 말인 '중국인은 외국인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을 신처럼 우러러보거나 들짐승처럼 내려다볼 뿐이다.'라는 표현은 극단적으로도 보였다. 중화사상이라는 것을 대강 알고는 있었지만 그토록 내재되어 있는 사상인줄은 몰랐다. 21세기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세계와의 교류가 이어지며 그들의 중화사상도 조금은 바뀌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임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참 설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빠른 발전 속도 이면에 부실한 내면,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공허, 민족주의자와 반체제인사.. 공산당이기에 빠르게 발전했고 다양한 장애물이 생기는 나라다. 강한 나라지만 취약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은 발전하고 있고, 교육받고 있으며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큰 몸집으로 인해 지역 간 차이가 심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뒤쳐진 것보다는 부분적으로라도 빠르게 치고 나가는 게 낫다는 느낌이었다.


  매력적인 나라지만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나라다. 이전엔 중국어를 배우면 더 다양한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재밌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앞을 내다볼 수 없다. 그리고 가까운 나라이고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너무도 다른 중국의 모습에 깜짝 놀란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일본에 관한 책도 찾아 읽어볼까 한다. 중국만큼의 화제성은 없지만 한중일 3국은 아시아의 핵심적인 나라 아닌가. 내가 앞으로 아시아에서 살아가면서 옆 나라에 대한 개략적인 지식은 갖추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 책이다. 언론 뉴스와 미디어 콘텐츠, 관광객의 이미지 정도로 한 나라를 판단하려던 과거의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중국 사회는 더욱 다양하고, 시끌벅적하고, 자유분방한 곳이 되었으며 중국 공산당은 더욱 균일화되고, 차분하고, 보수적이 되었다.

 

부자 따라잡기 경주는 창조력을 자극했고 종종 처참한 결과가 빚어지기도 했다. 

 

<발전은 유일하고 냉엄한 진실이다>라는 덩샤오핑의 말

 

서양 문화를 대하는 중국인의 태도에는 동정과 질투, 분노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요컨대 문명의 중심인 중화권 밖에 있는 미개인들에 대한 동정과 그럼에도 그들이 가진 부강함에 대한 질투, 그들의 중국 침략에 대한 분노이다. 중화민국 시대의 문학자 루쉰은 이렇게 썼다. <중국인은 외국인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을 신처럼 우러러보거나 들짐승처럼 내려다볼 뿐이다.>

 

'유럽이 세계를 지배할 때 중국 또한 강대국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뒤쳐진 이유는 뭘까요? 우리는 이후로 아주 오랫동안 그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편 전쟁 이전 중국의 경제적 규모를 읽은 부분에선 나도 놀랐다. 예로부터 중국이 큰 나라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전세계적으로 봐도 어디서 뒤지지 않는 큰 나라였다.

 

후수리는 검열을 협상의 문제로 간주했다. <족쇄를 차고 춤춘다>는 것이 그들의 표현이었다. 

  중국의 언론 표현이 참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각계각층에서 검열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만 한 것은 아녔음을 알았다.

 

탕제는 외국인들이 자기 세대를 볼 때 검열에 의한 왜곡을 분별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그러한 시스템 안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세뇌되지 않았는지 늘 자문합니다. 언제나 다른 경로를 통해서 추가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하죠.'  

 

'1990년대에는 중국 정부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어쩌면 보다 나은 정부를 세워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 겁니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정부라도 장차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 공산당을 그대로 놔두기로 했어요. 우리에게 그들을 축출할 만한 힘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그들에게는 군대가 있잖아요.'

 

'민주주의를 채택하지 않아도 여전히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우리가 굳이 민주주의를 선택할 이유가 있을까요?'

 

덩샤오핑은 말했다. '미국은 그들의 정치제도를 자랑하지만 그들의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 하는 말과 취임할 때 하는 말, 임기 중간에 하는 말, 퇴임할 때 하는 말이 전부 다르다.' 이는 린이푸가 가난한 나라들을 향해 부유해지고 싶다면 정치 개혁을 늦추라고, 그러지 않으면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겪은 것과 같은 혼란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린이푸는 말했다. '우리는 아직 이 세상에서 어떠한 형태의 정부 구조가 최선인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그 사람의 말과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이해합니다.

 

중국의 활동가들이 저항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검토할 때마다 그 이면에는 언제나 정부의 인내심이 바닥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자리했다.

 

당의 궁극적인 권위는 물리력, 즉 공산당을 비판하는 자들을 가둘 수 있는 능력에 있었다. 

 

우리 법률 제도가 모든 형태의 법과 규범을 담고 있다지만 집행은 선택입니다.

 

2013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중국인의 태도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젊은이들은 '신뢰감을 주고받을 줄 모르고, 위험을 기피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경쟁력이 부족하고, 비양심적인 사람들'이었다.

 

인류학자 저우루난이 말했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이기적이고 고립된 것이 아니라 충분히 균형 잡힌 사람으로 성장하고자 훈련하는 중입니다. 바로 거기에 우리의 희망이 있어요. 우리 젊은이들에게 말이죠.'

 

'미국에 있는 기존의 웹 사이트를 노골적으로 표절해서 시장에 내놓기만 해도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면 누가 애써 혁신하려 들겠는가?'

 

중국의 국영 언론과 정치 체제는 여론을 자세히 보여 주기보다는 여론에 특정한 형태를 부여할 목적으로 의도된 까닭에 '대부분의 중국인이' 무엇을 믿는지 알기란 애당초 불가능했다.

 

중국 공산당이 궁극적으로 내부로부터 개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들은 아직도 폭력의 힘을 믿고 있거든요. 종국에는 무력으로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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