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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독후감

[19-09] 프레임 - 최인철

by 이윤도 2019. 8. 21.

 

 

 

  최인철 작가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센터장이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입학한 후에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원리를 파헤치는 심리학이 좋아서 심리학과에 재입학하였다. 졸업 후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사회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및 국제학술지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Associate Editor를 역임했다. 과학적 실증을 기반으로 한 인간과 사회 심리 탐구, 더 나은 삶과 행복에 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003년 한국 심리학회 소장학자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프레임』 『Present』(2015, 2016)가 있으며, 역서로는 『생각의 지도』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가 있다. (리디북스 작가 소개 中)



  프레임의 뜻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에 대한 은유나 고정관념, 편견 등이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속한다고 한다. <프레임>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레임'의 예시를 보여주고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프레임'의 개념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이해함으로써 우리 삶의 곳곳에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또는 경제적으로 나은 선택을 하거나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 어떤 프레임을 지닐 수 있을지 말해준다. 예시들이 놀랍도록 공감이 가며 지혜로운 프레임의 경험 또한 느껴본 적이 있는 경우가 많아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는 책이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반성할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만큼 나 또한 의식하지 못한 채 사람들이 취하는 보편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기 때문에 취하게 되는 프레임일지라도, 인식하고 있느냐 마느냐는 세상을 보는 시각을 달리 해준다는 것을 느꼈다. 책을 읽고난 후,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이 나에게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감정적인 선동이나 주장이 아니라 근거를 바탕으로 한 학문적이며 인문학적인 내용이라 신뢰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세심한 자기 관찰과 점검, 반성을 통해 균형잡힌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다시 읽어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혜와 자기 성찰의 완성은 타인에게 미치는 나의 영향력을 직시하는 것이다.

  남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만 고려했지, 내가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는지는 놓치며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한 대상을 지칭할 때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는 단순한 어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대상에 대한 프레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행위다.

  나는 글을 좋아한다. 글을 읽다보면 이 사람이 특정 주제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느껴진다. 글의 구조와 어휘 선택, 비유와 예시가 그 사람의 프레임을 반영하고 있던 것이었다.

 

자기 삶에 대한 평가가 시시하다면 내가 시시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답이 안 나오는 인생을 살고 있다면, 질문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무언가 더 나은 답을 찾고 싶은 사람은 세상을 향해 던지고 있는 질문부터 점검해야 한다.

  취준생의 입장에서 공부할 시간을 양보하고 책을 읽고 독후감을 남기는 나의 삶에 회의를 느꼈던 적이 있다. 취업을 위한 공부만이 필요한 공부라고 느꼈던 것은 내 프레임 아니었을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을 동경해왔기에 지금의 경험을 미래를 위한 플랜 B로 프레임 한다면 회의감을 느낄 이유가 없다. 즐기자.

 

프레임은 결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설계의 대상이다. 프레임 개선 작업은 나의 언어와 은유, 가정과 전제, 단어와 질문, 경험과 맥락 등을 점검한 후에 더 나은 것으로 설계하고 시공하는 작업을 요한다.

  지식은 실천함으로써 의미가 있는 것이다. 프레임을 인식했다고 해서 극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 모든 기존의 것을 바꾸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프레임의 개선을 위해서는 다른 것들보다 조금 더 세심한 관찰과 노력이 필요한 듯 하다.

 

상위 프레임은 왜 이 일이 필요한지 그 이유와 의미, 목표를 묻는다. 비전을 묻고 이상을 세운다. 그러나 하위 수준의 프레임에서는 그 일을 하기가 쉬운지, 어려운지, 시간이 얼마낙 걸리는지,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인 절차부터 묻는다.

  뜨끔했다. 하위 프레임은 얼마나 사로잡히기 쉬운지 알 수 있었다.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내 생각은 '사람은 의미를 부여한 만큼 산다'이다. 오래 살아도 의미가 없다면 신체에 주름만 늘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상위 프레임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행복하게, 더 풍성한 삶을 사는 길임을 알았다.

 

남성 중심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거나 그 프레임에 의문을 제기하면 그 순간부터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껏 자연스럽게 보였던 것들이 거북해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모든 사물을 새롭게 보는 시각이 생기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페미니즘의 부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남성 중심적인 시각에서 탈피해서 바라보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프로 불편러라 칭하지만, 새롭고 합리적인 시각에서 불편해 보인다면 바뀌어야 한다. 시대가, 세상이 변했고 다른 존재들을 이상적으로 차별 없이 대하기란 힘들지만 사회는 노력해야 한다.

 

애매함은 삶의 법칙이지 예외가 아니다. 우리의 감각적 경험과 개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판단들도 프레임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애매함으로 가득 찬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프레임이다.

  선과 악의 싸움처럼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낙태 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생명 존중과 자기 신체 결정권의 싸움이다. 무엇이 옳다 말할지는 개개인의 프레임에 따라 달려있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이러한 애매함은 개개인의 프레임에 따라 입장 차이가 생길 것을 알아둬야 한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자주 평균으로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외와 우연을 인정해야 한다. 예외와 우연을 확률과 통계의 미학이고, 오늘의 과학을 가능케 한 핵심 요소다.

  자신이 아는 것을 모른다 하면 무식한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오만한 생각이고, 편협한 생각이다. 우리는 평균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어떤 면에서는 수준 낮은 세상이겠지만 때로는 수준 높은 세상일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탁월함에 대해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탁월한 사람들 옆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탁월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서로가 영향력을 주고받는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사후에 내리는 모든 판단에 대한 확신을 지금보다 더욱 줄여야 한다.

  그렇게 될 걸 알았다면 왜 말리지 않았는가? 왜 다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는가? 현재에서 과거는 질서정연해 보이기 때문에 현재에서 과거를 보면 분명하게 보인다. 이러한 사후 과잉 확신은 지혜롭지 못하다.

 

우리는 현재의 자신을 챔피언으로 보기 위해 과거의 자신을 기꺼이 얼간이로 치부한다.

  과거의 내가 얼마나 방황헀었는지 까내리면서 지금의 나는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의 나도 치열하게 살았다. 후회를 남기지 말고 과거의, 그 당시의 나를 존중하자.

 

지혜로운 경제생활의 출발은 돈에다 이름을 붙이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 특히 공돈이라는 이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절절하게 공감했다. 예상치 못한 수입은 쉽게 사용한다. 하지만 모든 걸 지출의 관점으로 보자. 어떻게 번 것이든 결국 사용한다면 내 재산에서 나가는 것이다.

 

어리석은 소비자는 늘 원래 가격표를 찾아서 헤맨다. 그래서 지혜로운 상인은 세일 품목에다 원래 가격표를 늘 붙여놓는다.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프레임 중 하나. 많이 뜨끔했다. 이건 모두가 피하지 못하는 프레임이지 않을까?

 

프랭클의 말처럼 삶의 상황들은 일방적으로 주어지지만, 그 상황에 대한 프레임은 철저하게 우리 자신이 선택해야 할 몫이다. 더 나아가 최선의 프레임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인격성의 최후 보루이자 도덕적 의무다.

  탓하기보다 반성하기. 해석은 내가 한다.

 

자기 방어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 밖의 세상을 향해 접근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 새로운 일을 접했을 때 늘 접근의 프레임을 견지하라. 그것이 두려울 땐 기억하라. 접근함으로 인한 후회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안주함으로 인한 후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진다는 것을.

  흔히 말하는 고백을 해서 차이는 게 안 하는 것보다 후회가 덜하다는 내용의 일반적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혹은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내용)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지금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감사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생일이나 가족, 친구들의 생일을 챙기고, 적극적으로 축하고 누리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행복은 재능이고 감각이다. 항상 의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상위 프레임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언어는 그 사람의 프레임을 결정한다. 따라서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은 언어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특히 긍정적인 언어로 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말이 이쁜 사람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긍정적인 기운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것에 끌렸던 이유를 설명해준 느낌이다.

 

행복은 소유 자체를 위한 소비보다는 경험을 위한 소비를 했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

  물건은 남는다고 하지만 결국 사라진다. 기억은 더욱 확실히 남는다.

 

성인기의 성취라는 것은 그것이 어떤 영역이든 중단 없는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나 적절한 지적이다. 반복의 위력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반복 프레임의 중요성이다. 천재성만으론 무언가 이룰 수 없다. 부단히도 노력하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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