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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독후감

[20-13]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 댄 애리얼리, 제프 크라이슬러

by 이윤도 2020. 5. 1.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 댄 애리얼리, 제프 크라이슬러

 

리디북스 저자 소개

저자 댄 애니얼리

  듀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경영대학원, 신경과학과, 의대 등에 두루 적을 두고 있다. MIT 미디어랩과 경영대학원 방문교수이자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연구원이기도 하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다 현실적으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일상생활과 기업 경영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참신하고 탄탄한 이론을 통해 ‘미국을 대표하는 소장 경제학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최근 선정한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신진 경영 대가 1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텔아비브대학교를 졸업하고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 박사 학위를, 듀크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다양한 연구 업적은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 〈보스턴 글로브〉 등 유수의 매체에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그의 첫 번째 저서인 《상식 밖의 경제학Predictably Irrational》은 행동경제학의 새로운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인간은 비합리적이지만 그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을 매력적이고 기발한 실험들과 함께 담은 이 한 권의 책으로 그는 ‘경제학계의 코페르니쿠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경제 주체는 늘 합리적인 존재라는 기존 경제학의 대전제에 관한 근본적 회의감을 논리적이고 참신하고 설득력 있게 제기했기 때문이다.

저자 제프 크라이슬러

  프린스턴대학교를 졸업하고 변호사이자 저술가, 강연자,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고 있다. 행동과학의 신봉자로, 정치와 돈, 그리고 인간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유머와 연구를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사람들이 돈을 대할 때 합리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여러 요인들에 대하여 설명한다. 읽기 전 확인해야 할 내용은, 이러한 요인들 앞에서 독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딱 떨어지는 답은 없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부실해서가 아니다. 아래 인용한 부분과 같이 저자들이 말했듯, 우리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다. 단지 언급한 내용을 알고 있음으로써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남에게 조작당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신분이나 지위가 어떻든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돈이라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놓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리 저자들은 믿는다.
우리는 당신에게 가족, 사랑, 좋은 와인, 스포츠 팀, 낮잠 등을 놓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지는 않다. 그저 당신이 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기를 바랄 뿐이다.

  돈을 다루는 인간의 어리석은 면모들을 알려주고 그에 대응할 태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책이다. 사람마다 가치의 우선순위가 다르기에 명쾌한 해답이 아닌 주의를 주는 정도에서 책이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경제'라기보다는 '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생각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가볍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슬슬 경제 관련 책을 집어 드는 나에겐 돈에 대한 정신교육을 시켜주는 유용한 책이었지만, 구체적인 지침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그래서 어쩌라는 것이야'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책의 리뷰란에서 '같은 말만 반복한다', '사람은 어리석다고만 말하다가 끝난다'라는 글을 보고 안타까웠기에 당장 실용적인 내용을 원하는 사람은 읽지 않는 게 좋다고 덧붙여 본다. 

  읽으며 찔리는 여러 부분이 있었다. 특히 '가격 할인' 부분이 그랬다. 2월 즈음에 '업택'의 존재를 알았을 때의 충격이 떠올랐다. 어쩐지 크게 할인받고 산 옷들이 생각보다 품질이 좋지 않아 왜 그런가 했었다. 할인가가 원래 가격인 옷들, 가장 안 팔리는 옷들 등 할인율이 좋다고 사다 보니 막상 사두고 입진 않았었다. 다행히 이젠 안 그러지만 말이다. 그때의 경험을 되살려보니 책의 내용과 딱 맞아떨어졌다. 이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그 장난질을 인식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책에선 주의를 준 내용이지만, '심리적 회계'는 내가 곧 잘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여러 통장을 용도별로 나누고 용돈이 들어오면 각 용도별로 할당된 금액을 나눠두는 내 모습이 책에 있었다. 심리적 회계는 잘 쓰면 유용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번거롭고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주의할 점으로 자기 합리화가 있었는데, 이것이 정곡을 찔렀다. 비상금에 넣어둔 돈을 이런저런 이유로 야금야금 꺼내 쓴 적이 심심찮게 있었기 때문이다. 

  몰랐던 내용도 많았다. 앵커링 효과, 투명성, 공정함과 노력에 대한 가치 등 말이다. 돈 관련 공부를 좀 해야겠다 싶었는데, 본격적으로 경제학 책을 파기에 앞서 돈을 앞에 둔 인간의 다양한 심리적 기제를 알게 되어 좋았다. 기본적인 내용이며 앞으로 인식하고 살아가야 할 내용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또 그런 생각을 할 때 어떤 실수를 저지르는지 낱낱이 밝힌다. 이 책은 돈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우리가 실제로 돈을 사용하는 방식 그리고 돈에 대한 이성적 생각과 이성적으로 돈을 쓰는 것 사이의 괴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돈 생각을 할 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과제이자 시련 그리고 돈을 쓰면서 모두가 공통적으로 저지르는 실수를 다룬다.
지금 어떤 것에 돈을 쓰기로 선택함으로써 포기하게 되는 대안들을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보통은 기회비용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전혀 생각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돈과 관련해서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이며, 또한 다른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해당 가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 가치를 평가한다. 여태껏 늘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평가하고자 하는 어떤 대상을 다른 하나와만 (때로는 두 개와만) 비교한다. 바로 이럴 때 상대성이 우리를 바보로 만들 수 있다.
정상가격 옆에 붙어 있는 할인가격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고객은 스스로가 상당히 똑똑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암시를 받는다.
과거의 가격이 얼마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아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현재의 가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격할인은 멍청함을 부르는 독약이다. 가격할인은 의사결정 과정을 지나칠 정도로 단순화시켜버린다. 어떤 상품이 ‘세일 중’일 때 사람들은 해당 상품에 똑같은 가격표가 붙어 있어도 정상가격임을 알릴 때보다 빠르게 행동하고 생각도 적게 한다.
우리는 어떤 것의 적정 가격을 전혀 모를 때 보통은 지나치게 비싼 고급품이나 너무 싸구려를 선택하지 않는 것을 최상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중간 지대에 놓인 것을 선택하는데, 이 중간 지대에 놓인 제품이야말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설정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애초부터 팔고자 한 제품인 경우가 흔하다.
심리적 회계란 실제적인 가치와 전혀 상관없이 돈에 대해 생각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때로는 유용한 도구일 수도 있지만 이는 대개 형편없는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고 만다.
돈에 어떤 딱지를 붙이느냐(즉, 지출계정을 어떻게 설정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모든 것이 실질적으로 ‘내 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사람들은 돈을 심리적 차원의 여러 범주에 할당하며, 이 범주화는 실행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그 돈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통제한다. 우리가 돈을 쓰면서 얼마나 마음 편안해할지를 통제하고, 무엇에 돈을 쓸지를 통제하며 또 월말까지 각각의 지출계정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남길지를 통제한다.
심리적 회계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돈에 대한 이성적 접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삶의 실체적인 모습과 인간이 지닌 인지 차원의 한계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유용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심리적 회계가 현명하게 사용될 때 특히 더 그렇다.
사람들은 이치에 맞는 방식이 아니라 기분이 좋게 느껴지는 방식으로 지출한다.
개인적인 심리적 회계 규칙은 특수하지도 않고 또한 엄격하게 강제되지도 않는다. 이 규칙은 흔히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는 모호하고 정제되지 않은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빠져나갈 구멍이 필요하거나 그걸 원할 때는 언제든지 쉽게 구멍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지불의 고통 때문에 선불 방식일 때는 보다 많이 지출하고 후불 방식일 때는 보다 적게 지출하며, 개별 항목을 살 때마다 지불하면 지출이 훨씬 줄어든다. 이처럼 지출의 타이밍은 매우 중요하다.
기프트카드를 쓸 때는 지불의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기프트카드가 환기하는 감정은 현금을 지불할 때 느끼는 감정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지불의 고통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시간 변동의 착각이라는 도구를 채용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이 착각을 두 번씩이나 하게 한다(한 번은 나중에 지불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게 만들고, 또 한 번은 이미 지불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이런 식으로 신용카드 회사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소비를 즐기도록, 그래서 돈을 거리낌 없이 쓰도록 만든다.
사람들은 손쉽고 고통 없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현명하고 사려 깊은 것보다는 손쉽고 고통 없는 것을 선택하려 한다. 언제나 그렇다.
공짜라는 가격이 하나의 선택지로 주어질 때 사람들은 대부분 깊이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공짜를 선택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지불의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음료수 한 캔이 통상적으로 1달러쯤에 팔리기 때문에 거기에 기꺼이 1달러를 지불할 마음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앵커링 효과다. 세상이 사람들에게 음료수 한 캔이 약 1달러라고 말하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 가격을 지불한다.
자기 따라 하기는 기본적으로 군중심리와 동일하지만, 다른 사람의 의사결정이 아니라 자신이 과거에 내린 비슷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즉, 자기가 예전에 뭔가를 높게 평가했다는 이유로 지금도 그것을 높게 평가하는 식이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엄연히 일어난다. 우리 인간이 논리를 내던져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변변찮기는 하지만 때로 우리는 통찰력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로지 자신이 의식적으로 행하는 결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손실회피는 소유효과와 나란히 손을 잡고 작동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것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데, 이런 심리가 작동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자기 것의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역으로 자기가 가진 것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그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다.
손실회피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을 단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보다 큰 위험을 감수해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인생의 많은 측면에서, 자신이 과거에 어떤 투자를 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걸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성적인 세상에서라면 사전에 투자한 금액의 규모는 현재의 행동 결정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또한 만약 이 사전 투자가 실패로 끝났다면 그건 이미 ‘매몰비용’이다. 성공했든 실패했든 간에 그 돈은 수중에 남아 있지 않다. 그 돈은 이미 날아가고 없다. 미래가치 예측이 더 중요하고 더 필요하다. 때로는 미래를 바라보기만 해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어떤 거래를 평가할 때 전통적인 경제학 모델은 창출되는 가치와 지불해야 하는 가격만 단순 비교한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격만 놓고 가치를 비교하지 않고, 공정함 같은 다른 요소까지 가격과 함께 놓고 비교한다. 그래서 아무리 효율적이고 완벽한 경제적 해결책이라고 해도 불공정하게 느낄 때는 그 해결책에 분개한다.
어리석기 짝이 없으며 제정신이 아닌 두뇌다. 이 두뇌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인간의 두뇌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을 때로 공정하거나 불공정하게 바라보도록 만들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을 관통하는 요소는 바로 ‘노력’이다.
결과보다 작업에 들인 노력을 더 높이 평가하면 유능한 사람보다 무능한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셈이다. 실제로는 전혀 이성적이지 않음에도 무능한 사람에게 돈을 지불할 때 사람들은 보다 이성적이라고 느끼고 또 보다 마음 편안해한다.
어떤 금액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심리를 추동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노력이라기보다 노력의 외양이다.
사람들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을 묘사한 것 중에서 선택한다. 바로 이 지점에 가치의 수준을 바꿔놓는 언어의 마법이 존재한다.
커피 산업도 예전의 와인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제품과 관련된 언어를 보다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창의적인 작가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언어는 대상을 바꿔놓는 힘을 발휘한다. 고통을 기쁨으로, 혹은 취미를 일로 바꿔놓을 수 있으며 그런 변화가 일어나는 방향까지도 바꾸어놓을 수 있다.
제의와 소비언어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줘서 어떤 대상이든 실제 그 대상이 지닌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매기게 만든다.
기대치는 우리가 구매한 것에 대해 뇌가 인식하는 내용이고, 바로 이것이 경험의 내용이나 가치를 바꿔놓는다.
기대치의 강력한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 기대치는 사람들로 하여금 실제 가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사물이나 상황의 가치를 평가하게 만든다. 이런 기대치는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금 기분 좋게 느끼는 것을 선택하기란 쉽다. 나중에 지금처럼 좋은 기분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느끼기는 어렵다. 앞에서도 설명했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미 말했지만 반복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믿기에 다시 한 번 더 적는다. 현재 시점에서의 소비가 주는 편익은 늘, 미래의 소비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 것의 비용보다 크다.
우리 문화를 이루는 거의 모든 요소가 자제력 상실을 권장하고 그에 대해 보상을 해준다.
돈은 인생의 최종 목적이 아니다. 최종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돈은 행복이나 복지나 인생의 목표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궁극적이며 보다 의미 있는 이런저런 목표가 아니라 돈을 기준으로 이런저런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돈을 있는 그대로, 즉 자기가 지금이나 조금 뒤에 그리고 아주 나중에라도 필요로 하고 바라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로 바라보고 또 다뤄야 한다.
신분이나 지위가 어떻든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돈이라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놓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리 저자들은 믿는다.
우리는 당신에게 가족, 사랑, 좋은 와인, 스포츠 팀, 낮잠 등을 놓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지는 않다. 그저 당신이 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기를 바랄 뿐이다.
명백한 사실은 바로 우리가 그 추가된 가치를 덧붙일지 말지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로 우리가, 보다 많은 가치를 얻기 위해서 비이성·비합리성의 물속으로 보다 깊이 잠수할지 말지 선택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지식과 정보만 한 보따리 던져주고는 잘해보라며 손 흔들며 돌아서는 이런 우리 모습이 어쩌면 무책임해 보일 수도 있다. 노도 없고 배도 없는 상황에서 헤엄을 쳐서 강을 건너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어!’라고 말하고는 껄껄 웃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최첨단 금융 기술들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특히 지불 과정에 시간과 주의력이 덜 들도록 해서 사람들이 보다 쉽게 자기 돈을 내어줄 수 있도록 설계된 기술들은 특히 더 경계해야 한다.
어떤 것의 가격이 공정하게 책정됐는지 어떤지 따지는 일에 휘말리지 마라. 그 대신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남이 나를 조작하는 것과 나 스스로 조작하는 것 사이의 선택이다. 우리는 자기 의사와 다르게 무의식적으로 남에게 조작되고 세뇌되기를 원치 않는다.
어떤 것에 붙은 가격은 그것의 가치를 표시하는 여러 속성 가운데 단지 하나일 뿐이다. 가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속성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일하게 중요한 속성은 아니다. 비록 측정하기 어렵다 해도 다른 기준을 사용해보라.
자제력 부족은 미래의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기 때문에(미래에 감정적으로 밀착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또 의지력이 약해서 현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남을 명심해라. 그렇다면, 어떻게 자제력을 키울 수 있을까? 미래와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유혹에 저항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과제이다.
만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이 있다면, 이 수입에서 보다 많은 기쁨을 얻어내는 한 가지 유용한 방법은 정기적 수입 중 일정 금액을 떼어내서 따로 저축하면서 상대적으로 줄어든 생활비에 생활수준을 맞춰 생활하고, 그런 다음 그렇게 떼어놓은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스스로에게 보너스로 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 보너스 중 일부를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에 쓸 수 있다. 물론 자기의 미래 자아에게 먼저 지불해야 하는 게 맞는 말이긴 하다. 그렇지만 현재 자아에게도 그 돈, 그 행복을 조금은 떼어줄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말이다.
중요한 점은 이런 외부의 힘이 우리의 유일한 적이나 가장 큰 적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애초에 가치판단을 엉터리로 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심각하게 착취를 당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의 심리적 결점을 이해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마라. 똥고집을 부리지 마라. 자신은 충분히 똑똑해서 이런 종류의 속임수가 다른 사람한테는 다 통해도 자기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함부로 장담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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